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명문대 의대생 최모(25)씨가 숨진 피해자의 경동맥이 지나는 목 부위만 20여 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측은 계획범죄임을 인정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A씨(25)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흉기에 의한 과다 출혈'로 밝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최씨가 A씨의 목 부위 경동맥을 찌른 사실을 확인하고 ‘계획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중이다.

최씨는 또 경찰 조사 결과, 범행 약 2시간 전 경기도 화성의 한 대형마트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한 뒤 A씨를 불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A씨의 친언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A씨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동생이 최씨에게 헤어지자고 하니 갑자기 최씨가 '죽고 싶다'며 옥상에서 여러차례 뛰어내리려 했다"며 "동생은 착한 마음에 죽으려는 걸 막다라 최씨의 계획범죄에 휘말려 여러차례 흉기에 찔려 죽임을 당했다"고 말했다.

최씨도 계획범죄임을 인정했다. 최씨의 변호인은 “(최씨가) 범행을 인정했고 오랫동안 계획한 범죄는 아니지만 계획했다. 우발범죄는 아니다”라고 이날 밝혔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최씨는 지난 6일 오후 5시쯤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강남역사거리 인근 15층 건물 옥상에서 동갑내기 대학생 여자친구 A씨에게 수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경찰은 “옥상에서 한 남성이 투신하려고 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최씨를 끌어냈다. 이후 “약이 든 가방 등을 두고 왔다”는 최씨 진술을 토대로 현장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발견하고 오후 6시쯤 최씨를 긴급체포했다. 발견 당시 피해자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피해자와 최씨는 중학교 동창으로,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여자친구가 ‘헤어지자’고 말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며 자신이 의대생이라는 점을 언급했다고 한다.

실제로 최씨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자 출신으로 서울 소재의 명문대 의대생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전날 도망할 염려를 이유로 구속됐다. 경찰은 구속 상태로 최씨를 추가 조사한 뒤 조만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