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ㆍ졸업ㆍ승진 등 지인에게 기쁜 일이 있을 때 ‘기부 선물’을 하는 이른바 신(新) 기부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축하를 받을 상대의 이름으로 복지ㆍ모금 단체에 대리 기부를 하는 것이 이들의 특징이다. 상대방은 특별한 날, 자신의 이름으로 선행을 실천한 보람을 선물 받는다. 기부에 따른 소득공제영수증도 발급 가능하다.
조씨는 대표적인 신(新) 기부족이다. 지난 10년 동안 매달 작은 돈이나마 기부를 실천해온 조씨는 지난해 부터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이 생일을 맞을 때면 이들의 이름으로 기부선물을 해왔다.
그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요즘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좋아할지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신이 기부를 했다는 생각에 매우 뿌듯해하며 좋아한다”고 말했다. 조씨의 선물을 받은 학생 중 일부는 선생님의 좋은 뜻을 본받아 기부를 이어가기도 한다. 그는 “‘3만원이 큰 돈이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한달 생활비가 될 수도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한다. 부모님과 함께 이후에도 기부를 이어가는 학생들도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기부문화는 전통사회의 두레처럼 집단의식에서 비롯됐다. 서구사회의 문화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한국사회의 매너가 발전되 나타나는 형태다. 다양한 방식의 기부가 트렌드화된다면 좀 더 많은 대중에게 폭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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