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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생코스닥>‘악성 빈혈’ 앓는 코스닥 시장...투자자 신뢰 붕괴
코스닥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시장의 ‘피’에 해당되는 거래대금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 위기론이 또다시 힘을 얻을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5월들어 27일까지 18거래일동안 코스닥 시장 일평균거래량은 3억4770만주에 불과했다. 4월 평균 6억주가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1조2767억원으로 2조원을 넘던 4월에 비해 역시 반토막 수준이다.

불과 2거래일을 남겨둔 5월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22조9800억원과 62억5900만주다. 현 추세대로 30,31일을 마감한다면 2006년 여름 이후 최악의 거래실적을 보일 것이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거래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는 시장에 대한 신뢰부족을 꼽고 있다. 코스피 기업들의 경우 꾸준한 주가 상승으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반면, 코스닥 기업들은 바닥을 보이지 않는 하락만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유가증권 시장 역시 거래량, 거래대금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시가총액 만큼은 견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반해 코스닥 시장은 시총 100조 안팎에서 맴돌고 있다. 오를만하면 터지는 악재와 상장폐지의 공포는 코스닥 시총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분석팀장은 “외국인들의 거래량은 유지되고 있지만 개인들의 매매회전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할듯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코스피 시장의 경우 ‘차ㆍ화ㆍ정’(車ㆍ化ㆍ精)이라는 굵직한 주도 업종이 올 초부터 시장 견인차 역할을 해 왔지만, 코스닥 시장은 이렇다할 주도주, 주도업종 없이 단순 테마에 엮여 쏠림 현상만 있었을 뿐 전반적으로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오락ㆍ문화 업종지수가 올 초 대비 27.68% 올라 코스피 시장의 차ㆍ화ㆍ정 수익률을 압도했다. 정유를 포함한 화학 업종지수는 같은 기간 동안 24.09%, 자동차를 포함한 운수장비 업종지수는 24.63% 올랐다.

다만 오락ㆍ문화 업종지수가 코스닥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74%에 불과하다. 당연히 코스닥 시장을 주도할 수 없는 미미한 수준이다.

정근해 우리투자증권 스몰캡 팀장은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것은 투자자들의 무관심의 표현이다. 어차피 개인투자자들의 시장이 코스닥 시장에 매매가 활발하지 못한 것은 주도 업종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팀장은 이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에 대한 관심부족으로 지수의 영향력은 축소됐고, 개별주 움직임도 과거 같지 않아 코스피 시장의 변동성과 역동성이 코스닥보다 우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okido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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