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출신 57%로 가장 많아
50.5세에 승진…53.7세 퇴직
서울·TK·PK가 54.1% 차지
노정연 검사장 비롯 여성 3명 불과
50대 초반, 남성 ,서울대 출신, 승진까지 20년이 걸렸지만 4년 후 사표. ‘검찰 인사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의 평균 모습이다.
30일 헤럴드경제가 2010년 이후 역대 검사장 승진자 86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이 57%(50명)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15명), 연세대(6명), 성균관대와 한양대(3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10년 사이 지방대 출신 검사장은 경북대와 전남대 각각 2명, 부산대 1명에 그쳤다.
고등학교 역시 경기고나 경북고 등 지역에서 명문으로 꼽히는 곳 출신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지방대 출신의 검사 비율이 적은 탓도 있지만, 검찰 내에서 지방대 출신 검사에게 소위 ‘출세의 문’이 좁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양부남(58·22기) 신임 부산고검장은 담양공고와 전남대를, 조재연(56·25기) 신임 제주지검장은 부산기계공고-부산대 출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출신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TK) 14명, 부산경남(PK)가 12명이었다. 서울과 경북, 경남 세 지역 출신이 절반을 넘는 54.1%를 차지했다. 정권 성향에 따라 선호 지역이 달라지기도 한다. 한 일선검사는 “연고주의는 옛말이라지만, 검사장 승진에 있어 학연과 지연 등 인적 네트워크를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오는 31일자로 대검 공판송무부장으로 발령받은 노정연 (52·25기) 신임 검사장은 여성으로는 세 번째 검사장이 됐다. ‘여성 검사장 1호’ 조희진(57·19기)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퇴직했고, 두 번째 검사장인 이영주(52·22기)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이동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선거사범과 공안사건을 주로 다루는 소위 ‘공안통’ 검사들이 중용된 반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는 부패범죄 수사 전문가인 ‘특수통’ 검사들이 선호됐다. 대기업이나 거물 정치인을 수사한 경험이 많은 윤석열(59·23기) 검찰총장의 경우 검사장 승진한 지 3년차에 총장에 발탁되는 파격 인선 사례로 남았다.
지난 10년 간 승진한 검사장들의 평균 연령은 50.5세로, 평균 퇴직연령은 53.7세였다. 일반직 정년(65세)보다 10년 일찍 퇴직하는 셈이다. 국가에서 양성한 고급인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연소 검사장은 지난 26일 파격 승진한 한동훈(46·사법연수원 27기)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으로, 2015년 12월 46세에 최연소 검사장으로 승진한 차경환(50·22기) 전 수원지검장보다 8개월 앞선다. 차 전 검사장도 이번 인사에서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났다.
법원의 경우 대법관 인선이나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에서 제외되면 사표를 내는 관행이 사라진 편이다. 법원장을 맡았다가 일선 재판부로 복귀하기도 한다. 판사는 독립기관의 성격이 강하지만, 검사는 지휘체계가 뚜렷하다는 특성이 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검찰 내에는 ‘검사동일체’ 문화가 여전히 강하다”며 “기수파괴가 있으면 조직의 안정성 등을 고려해 선배들이 자발적으로 퇴직하는 경우가 많다. 2년의 임기를 다 채우는 총장이 드물다는 점도 퇴직을 서두르게 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