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오는 5일 세종과학고, 한성과학고, 대전동신과학고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전국 20개교 1638명(일반전형 1309명, 사회통합전형 329명) 선발의 과학고 입시가 시행된다. 학령인구가 감소되는 추세 속에 작년부터 외국어고와 자사고가 후기고 입시로 바뀌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전기고 입시는 올해도 사실상 과학고 밖에 없다. 또 최근 이공계 선호 분위기 속에 지원자 간의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체 지원율은 전년도(3.54:1)와 비슷하거나 다소 높아질 수 있다.
3일 교육전문업체 진학사에 따르면 인천과학고, 인천진산과학고, 경기북과학고, 경남과학고, 창원과학고의 경우에는 제출서류(학교 생활기록부, 자기소개서, 수학 또는 과학 담당교사의 추천서)를 통해 1단계 합격자를 결정하고 진위여부 파악을 위한 출석 및 방문면담으로 2단계 합격자를 가려낸 후 마지막으로 면접평가를 통해 학생을 최종 선발한다.
대구일과학고, 대전동신과학고, 충북과학고는 1단계에선 제출서류만을 평가하고 2단계에서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그 외 한성과학고, 세종과학고, 부산과학고, 울산과학고, 충남과학고, 전남과학고, 경북과학고, 제주과학고 등은 제출서류와 진위여부 파악을 위한 출석 또는 방문면담으로 1단계 합격자를 결정하고, 2단계에서 소집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교과성적은 수학, 과학 교과의 성취도만 반영하기에 교과성적의 변별은 거의 없는 편이며, 수학, 과학 분야 탐구활동 역량이 1단계 합격 여부의 핵심이다. 하지만 과학고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의 분야별 활동 사항의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기에 1단계 성적의 편차는 적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렇기에 실제 당락은 2단계 혹은 3단계 소집면접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3월 발표된 서울시교육청의 ‘2020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전형 기본계획’ 자료에 따르면 과학고 소집면접은 중학교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과학·수학 등에 대한 창의성, 잠재력, 소양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 검증할 수 있도록 과학, 수학 영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라고 돼 있다.
면접관은 3인 이상 배치되고, 단순 교과 지식만을 묻는 변형된 형태의 질문은 금지되며 추가 질문의 경우도 사전에 준비한 질문으로 실시된다. 즉, 면접장에서 즉흥적인 질문은 할 수 없다.
서울의 한성과학고 전년도 소집면접 공통문항을 보면, 가상의 식물의 모습과 잎의 단면에서 관찰되는 서로 다른 조직을 보여주며 광합성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조직을 말하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 설명을 통해 과학적 원리와 해석 능력을 평가하려고 했다.
또 다섯 개의 구역으로 나뉜 놀이공원 체험 활동 시 자기 중심적이며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두 친구와 전체 학급을 위해 모둠 편성 방안을 제시하고 그 방안의 장단점을 말해보라는 문항을 통해서는 지원자의 논리력과 사고력을 평가하고자 했다.
인성과 창의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경복궁 앞마당에 깔려 있는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돌과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로 구성돼 있는 오케스트라의 예를 들며 지원자의 중학교 시기의 활동 모임(학습, 동아리 등)에서 구성원들이 어떤 점에서 다양했고 그것들의 조화를 위해 노력한 사례를 말하라는 문항을 출제하기도 했다.
즉 문제를 접할 때 풀이 과정을 외우는 방식으로는 해당 면접에 대처할 수가 없다. 풀이 과정 속에 어떤 과학·수학적 원리가 적용되고 왜 그렇게 돼야 하는지 고민하면서 문제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많은 예상 문제를 풀려고 하기보다는 각각의 과목별, 상황별로 대표할 수 있는 문제들을 토대로 연관된 또 다른 문제를 스스로 만들어 내며 대비하는 것이 좋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평가팀장은 “지식을 기반으로 생각하는 힘이 강한 학생들을 창의적 인재라고 하며 과학고는 이런 창의 인재를 양성하는 요람”이라며 “중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이론과 원리를 정확히 익히고,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과학·수학적 관심을 꾸준히 갖고 깊이 있게 생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떤 문제에 대한 정답을 구하는 연습보다는 평소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습관 또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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