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장마 강수량이 최근 6년 사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서울 등 중부지방에 올해 장마기간 동안 내린 평균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대신 올해 장마 기간 강우는 남해안과 제주도에 집중됐다.
기상청이 8일 발표한 ‘2019년 장마 특성’에 따르면 올해 장마로 인한 강수량은 291.1㎜로 2014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년 수준인 356.1㎜과 비교할 때 크게 차이 나는 수치다.
지난 6월 26일 시작된 올해 장마는 2007년 이후 12년만에 전국에서 같은 날 동시에 찾아왔다.
시작일은 같았지만 종료일과 강수량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장마는 제주도에서 7월 19일, 남부지방에서 28일, 중부지방에서 29일에 종료됐다. 장마기간은 평년(32일)보다 중부지방(34일)은 2일, 남부지방(33일)은 1일 길었으나, 제주도(24일)는 8일 짧았다. 장마가 비슷하게 끝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 사이에서도 강수량 격차는 컸다. 중부지방은 긴 장마기간에 비해 강수량이 적었던 반면, 남해안에는 많은 비가 내렸다.
장마기간 동안 중부지방의 강수일수는 15.8일로 평년(17.2일)보다 적었고, 강수량도 197.6㎜로 평년(366.4㎜)의 54% 수준으로 적어 기상가뭄이 지속됐다. 반면 제주도는 강수 일수가 13.5일로 평년(18.3일)보다 4.8일이나 적었지만 강수량은 475.3㎜로 평년(356.1㎜)보다 많았다.
올해 장마는 중남부 지방은 평년보다 2~3일, 남부지방은 평년보다 6~7일 느리게 왔다. 기상청은 장마 시작이 늦은 원인을 6월 장마 시작 전까지 베링해와 바이칼호 동쪽에 발달한 상층(약 5.5㎞) 기압능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은 “우리나라 부근으로 찬 공기가 자주 내려오면서 북태평양고기압과 장마전선의 북상을 저지했다”며 “베링해 부근에서는 얼음면적이 평년보다 매우 적어 상층에 기압능이 발달하기 좋은 조건이었다”고 설명했다. 장마로 인한 강수가 제주도에 집중된 원인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약세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장마기간 동안 차고 건조한 공기를 동반한 약 5.5km 상공의 기압골에 영향을 자주 받아 우리나라 부근까지 확장하지 못했다”며 “장마전선이 우리나라 남쪽에 자주 머물면서 남해안과 제주도에 자주 영향을 주어 중부지방 강수량은 평년보다 매우 적고 제주도 강수량은 많았다”고 분석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