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시장 생태계 무너졌지만 진단조차 내려지지 않아
소상공인기본법, 소상공인 현실 들여다보는 법적 근거 될 것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소상공인연합회 제공] |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공정한 경쟁을 시키겠다고 밀림에 노루와 사자를 풀어 두고 자유 경쟁하라고 하면 그냥 노루가 죽으라는 꼴밖에 안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5일 소상공인의 날을 맞이해 본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 소상공인들이 처한 현실을 이같이 비유했다. 그는 “그동안 정치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철저히 무시해왔다”며 “소상공인들의 정치세력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연합회를 출범시키고 5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민주평화당과 정책 연대를 통해 창당 의사를 공식화한 바 있다. 현재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경제단체는 정관 상 정치참여를 금지하고 있지만, 연합회는 해당 조항을 정관에서 삭제하는 안건을 중소벤처기업부에 요청한 상태다.
최 회장은 소상공인을 위한 정당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한국 정치에서 700만명의 소상공인들은 그 숫자만큼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상공인 창당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진 소상공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업이 급한 이들이 정당까지 만들려고 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에 직면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장 창당이 되지 않더라도 소상공인들의 정치 세력화에 대한 요구는 계속적으로 터져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내수경제도 안좋고 최저임금이 인상된 데에다, 물가도 오르고, 취약근로자들의 실질임금도 줄어들어 상황이 너무 안좋다”면서 “역사를 보면 어려운 시기는 늘 존재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이 민생을 챙기지 않고 권력다툼에만 집중하며 해법을 모색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우리 스스로 단결하고 지킬수 있는 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분위기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상공인이 처한 가장 큰 문제에 대해 소상공인의 시장 생태계가 무너졌지만 이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 진단조차 내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내우외환으로 소상공인은 늘 생존의 기로에 놓여있지만 정부는 모두 각개전투만 하라고 방치하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을 무조건 우대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기본적으로 왜 소상공인들이 힘든지, 무엇이 문제인지라도 들여다 봐야 대책이라도 나오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소상공인 기본법은 ‘소상공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들겠다’는 의미로 꼭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서는 입법조차 안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소상공인, 작은 가게와 같은 ‘새싹’들은 사업을 키워 중소기업이 되고, 중소기업이 커서 대기업이 되는 것이 건강한 시장”이라며 “공정이라는 이유로 막 커가는 소상공인들과 대기업이 싸우게 놔두고 이를 방치하는 정부는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적어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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