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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디션에서도 훼손된 ‘기회의 평등’...K팝 시장엔 타격 불가피”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조작 관련해
대중문화평론가들 “적잖은 파장 줄 것” 우려
PD 구속 등으로 ‘조작혐의’ 소명...팬들 항의 빗발
프로듀스X 관련 자료사진.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팬들의 의혹제기에서 시작된 ‘프로듀스 엑스(X) 101’(프듀X) 투표결과 조작과 관련된 논란이 담당 프로듀서(PD)와 책임프로듀서(CP)의 구속까지 이어졌다.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투표결과 조작이 구체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향후 K팝(한국 대중음악)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개인적 일탈’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대중문화평론가)는 7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프로듀스101은 팬들 사이에서 거듭 석연치 않은 문제들로 논란이 됐던 프로그램”이라면서 “시청자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 내가 경연자를 선발하고·경연자가 공정하게 선발된다는 데에서 재미를 느낀다. 그런데 투표조작이 있었다면, 제작진이 이런 재미를 교란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코드가 공정성과 기회의 평등”이라면서 “조국 이슈에서도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기회의 평등’과 관련된 문제가 프로듀스101 사태에서도 시청자들의 큰 반발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도 “PD에 대한 구속영장이 나오면서, 시청자들은 프로듀스101 투표조작과 관련된 혐의의 상당부분이 소명됐다고 보고 있다”면서 “젊은 사람들은 공정이란 가치에 민감하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시청자가 국민프로듀서가 돼 경연자를 뽑아 공정하다’는 기치로 인기를 끌었는데, 이게 거짓이었다면 시청자나 연습생들은 모두 속은게 된다”고 일갈했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이번 일이 앞으로 오디션프로그램 전반이나, K팝 시장 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봤다. 이 교수는 “외국 K팝 시장에서 K팝에 대한 안좋은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면서 “이번 문제는 최근 인기를 끌어온 오디션 프로그램 전반에 대한 의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 평론가는 “조작이 어느정도 수준에서 있었는지 여부가 규명되는 것이 우선”이라면서도 “이번 일이 오디션 프로그램 체계나 K팝 문화에 대한 타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제작진의 책임있는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5일 프듀X 제작을 맡았던 안준영 PD와 김용범 CP는 경찰에 구속됐다. 이들은 ‘프로듀스 101’시즌 1∼4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투표 결과를 조작해 특정 후보자에게 이익을 준 혐의(사기 등)로 경찰에서 수사를 받아왔다.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내놨다.

여기에 대한 여파는 확산되고 있다. 팬들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프로듀스 시리즈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나섰다. 해외팬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6일 안PD의 구속 사실을 언급하며 프로듀스101 일본 팬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점쳤다.

제작사인 엠넷이 제대로된 사과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프로듀스 시리즈 제작사 엠넷 측은 사안에 선을 긋고 있다. 엠넷은 5일 “프로듀스 시리즈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엠넷은 지난 7월 말, 자체적으로는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돼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제작진 일부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고 했다.

구속된 제작진 일부에 책임을 돌린 것이다.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투표결과 조작이 구체적으로 어느정도 수준에서 이뤄졌는지, 아울러 추가적인 여죄가 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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