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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서열화 해소에 빠진 과학고…교육부 “설립취지에 맞게 운영”
“과학고·영재고 학생수, 자사고·외고의 12.9%…사교육 시장 영향 적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정부가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으로 특수목적고인 외국어고와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를 2025년에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특수목적고인 과학고가 대상에서 제외된 것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교육부가 발표한 서울대 등 13개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학종) 합격률을 보면 과학고·영재고는 학종 지원자 가운데 합격자 비율이 26.1%로 가장 높았다. 외고·국제고가 13.9%, 자사고가 10.2%, 일반고는 9.1% 순으로 나타났다. ‘과학고>외고·국제고>자사고>일반고’라는 ‘고교 서열’이 뚜렷하게 드러난 셈인데도 정작 과학고와 영재고만 일반고 전환 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역량강화 방안’을 통해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을 오는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교육부는 과학고가 상대적으로 외국어고나 국제고 등 다른 특목고보다는 설립 취지에 맞게 유지되고 있어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학고와 영재고까지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하자는 말이 있었지만 한 번에 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며 “이들 학교는 대학 진학 등을 봤을 때도 설립 취지에 맞아 이번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교육위원회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외고 졸업생이 대학 전공으로 어문계열을 선택한 비율은 2016년 31.9%, 2017년 35.4%, 2018년 40.1%, 2019년 40.0%였다.

외국어 인재를 기르기 위해 설립된 외고 졸업생 가운데 대학에서도 어문계열을 전공하는 비율이 최근 4년간 30∼40% 수준에 그친 것이다.

특히 국제고의 경우 어문계열에 진학한 졸업생은 매년 20% 미만이었다. 2016∼2019년 어문계열을 제외한 인문사회계열 진학 비율도 외고는 46∼53%, 국제고는 60∼63% 수준이었다.

반면 과학고 졸업생은 매년 약 96%가 이공계열로 진학해 설립 취지가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었다. 의대에 진학하는 과고생은 2∼3%였다. 영재학교의 경우 7∼9%가 의대에 가고 나머지 90%가량은 이공계열에 진학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고와 영재고의 전체 인원이 자사고, 외국어고보다 훨씬 적은 2500명 미만 수준이라 존치를 하더라도 사교육 유발 효과가 적다는 점도 일반고 전환 제외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2020학년도 기준 과학고 학생 수는 20개교 1638명, 영재학교는 8개교 789명으로, 모두 합쳐도 2427명에 불과하다.

반면 전국단위 자사고는 2659명, 광역단위 자사고 1만343명, 외고 5867명으로 총 1만8869명에 이른다.

과학고와 영재고 학생 수가 일반고로 전환되는 자사고와 외고의 12.9%에 불과해 사교육 등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또 자사고와 특목고는 설립근거가 있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지만,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근거해 설립돼 있어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점도 일반고 전환에서 제외된 배경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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