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인사회ㆍ이동관악청과 함께 소통행정 눈길
[헤럴드경제=이진용 기자]“구청장이 아무리 어르신들을 잘 모시고, 행복하게 해드리려고 해도 온갖 걱정이 앞서면 행복하지가 않습니다. 경로당 오실 때는 자식걱정, 집안걱정 훌훌 털어버리고 여러 어르신들과 프로그램도 즐기고 담소도 나누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더위가 꺾이기 시작한 지난 9월 2일부터 시작된 박준희 관악구청장의 경로당 민생현장 방문이 11월 12일 난향동 소재 경로당 방문을 마지막으로 3개월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지난 석달동안 박준희 구청장은 관내 113개소 경로당을 모두 방문, 4400여 명의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눴다. 어르신들에게 큰 절을 올린 후, 일일이 눈을 맞추고 악수를 나누며 유머러스한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처음에는 주저하시던 어르신들도 박 구청장의 격의 없는 모습에 이끌려 소소한 애로사항부터 지역의 현안 문제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내놓았다.
박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의견에 모두 답변하며 즉시 처리가 가능한 사항은 현장에서 동 주민센터나 소관부서에서 처리토록 하고, 사립경로당 증축 등 법적·제도적으로 구에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은 상세하게 설명하여 어르신들에게 이해를 구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은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는 말에도 구청장과 직접 대면하여 말하고 답변을 들으니 이해하기도 쉽고 답답함이 시원하게 풀렸다며 입을 모았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지난 10월 8일 보라매동 갑을아파트 경로당에 방문해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관악구] |
지난 9월, 서림동 소재 서광경로당 방문 시, 박 구청장은 아파트 앞 교통 구조물이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어르신들의 민원에 바로 현장을 찾았다. 박 구청장은 “직접 가보니 교통섬의 모서리 부분 한쪽이 튀어나와있어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될 듯싶더라. 어르신들의 요구가 수긍이 가는 상황이었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교통섬은 차량의 원활한 회전과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12월 중 가각부가 단축 정비될 예정이다.
어르신들의 시설이용 불편 건의사항을 청취한 결과 ▷경로당 물품 지원 166건 ▷시설개선 90건 ▷경로당 운영비 등 기타사항 35건 ▷교통·환경 등 생활민원 69건 등 총 360건의 민원이 접수되어 현재 250건의 건의사항을 처리했으며, 나머지 건의사항은 12월 중 처리될 예정이다.
또 경로당 시설의 안전여부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내년 무더위에 대비할 수 있도록 28개 경로당의 노후화된 에어컨 30대를 내년 상반기 중 교체할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취임식 행사에서 어르신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 관악구지회장님을 제일 먼저 소개하며 효도하는 구청장이 될 것을 다짐하고, 이후 구와 동 행사에서 경로당 회장님을 먼저 소개하는 등 작은 것부터 어르신을 섬기는 행정으로 경로효친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아울러 경로당이 어르신들의 단순 쉼터에서 교육·여가활동이 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강사 ‘실버파트너’ 신규 운영 등 약 1억 7천만 원을 투입하여 프로그램 활성화를 도모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올해부터 ▷매년 경로당 운영비 월 2만원 인상 ▷미세먼지 대비 경로당 공기청정기 지원 ▷중식도우미 1명에서 2명으로 확대 지원 ▷청소도우미 신규 지원 등 다방면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볼 때마다 반겨주는 어르신들에게서 부모님의 정을 느끼며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를 배워가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이번 경로당 방문으로 어르신들의 생활 고충이 상당 부분 해결되었길 바라며, 앞으로 경로당에서만큼은 작은 걱정부터 큰 근심은 모두 잊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만 보내다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jycafe@heraldcorp.com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지난 10월 8일 보라매동 갑을아파트 경로당에 방문해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